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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으로 들여다보는 '사람을 이해하는 약사'
작성일 : 2021-04-26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23  

<약사공론 4월 26일자 시론>


실습으로 들여다보는 '사람을 이해하는 약사'

한국병원약사회 조윤숙 부회장(서울대병원 약제부장)


약학대학 학제가 6년제로 되면서 의료기관에서의 학생실습을 기초실무실습 10주간으로 시행한지 올해로 8년이 됐다. 매번 학생들의 실습내용에 대한 평가와 약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형태로 개선하면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환자나 의료진과의 대면 교육에 대해 조금씩 변형한 것에 아쉬움은 있지만,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제어해 가면서 모두가 최선을 다하여 교육을 수행하고 또 배움을 이어가고 있어 대견하다.

학생들의 실습 교육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약사를 배출하고, 약사사회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자긍심을 높일 수 있게 하기 위해 프리셉터들은 매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있다. 

◇프리셉터 교육의 새로운 시도 ‘인문학 강의’

그 중 코로나19로 집합교육이 어려워지면서 일시 중단된 인문학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인생에 관한 4가지 질문과 답변에 대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에 대한 강의를 수행했었다. 질문 내용은 자신의 삶의 목표,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 지금까지 풀지 못한 의문에 대한 것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삶의 목표는 “행복”이라는 답을 하였고,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여행이나 시험 합격” 등에 대한 것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인간관계”가 가장 많았는데, 이것은 약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병원약사 관리자교육에서 진행한 설문에도 많이 나타나는 기존 약사들의 고충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풀지 못한 의문에 대한 답에서는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바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 질병은 왜 발생되고 죽고 난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등 나 자신의 의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은 대부분 20대이었으니 약 30년 차이가 있는 50대인 나의 어려움이나 의문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에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약학대학 교수님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마지막 학년의 실습기간이 학생들이 가장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그나마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기라고 한다. 실습중인 ‘학생’들은 약사면허시험을 통과하면 약사로서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된다. 

불과 몇 달만에 배움을 받는 위치에서 가르침을 주는 사회의 선생님으로 급격하게 위상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약사만 선생님으로 불리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의 건강한 삶에 책임이 있는 한 전문가로서 어깨가 무거워 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 만큼 약학대학 교과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수행해보는 실습기간이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인문학교육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이 사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인간관계를 어떻게 잘 해나갈 수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바르게 사는 것인지 등에 대한 풀지 못하는 의문이 대부분 있지만, 우리의 교육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이 풀지 못한 의문은 약사로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 남긴 채 퇴직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실습 중 인문학 교육 설문 답변 내용 일부 발췌


실습기간 중 2회 학생들로부터 실습기관에 대한 평가를 하게 하여 학생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있는데, 2인 1조로 10주간 실습을 수행하면서 마음이 맞지 않는 짝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고 프리셉터의 교육방법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다. 

때로는 개인적인 가정문제 등을 대화중에 의논하는 학생들도 있어 약제부 보직자들과 프리셉터들은 부서별 면담이나 소그룹 간담회를 통해 최대한 인생선배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어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실습기간은 약사가 되기 전에 보호를 받으면서 사회를 경험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환자를 포함하여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기 위한 기초를 닦게 하는 노력을 모두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책임이 있는 우리 약사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완전한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이란 정의를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약사들은 캐나다의 ‘라론드 보고서’에서 건강결정 요인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생활습관(43%)(생물학적 요인 27%, 환경 19%, 의료제도 11%)의 개선을 위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장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사들 스스로가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더욱 기울여 전문적 지식 외에 사람과 질병의 근본에 대해 보완할 점들을 채워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통합 6년제 학제 시행을 앞두고 약학대학과 여러 실습기관에서는 교육과정에 이러한 내용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확보함으로서, 국민들이 신뢰하고 존경하는 약사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