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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식과 존경받는 약사의 역할
작성일 : 2021-03-23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7  

<약사공로 3월 8일자 시론>


국민의식과 존경받는 약사의 역할

한국병원약사회 조윤숙 부회장(서울대병원 약제부장)


지난 2019년 9월 병원에서 해외 의료시스템을 공부할 수 있는 연수 기회가 주어져 유럽의 4개국 병원과 약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탈리아를 방문한 후 독일, 노르웨이, 스위스를 하루 이틀씩 차례로 방문하면서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각 나라 국민들의 모습과 행동을 비교하며 볼 수 있었다.

유럽 4개국의 각 병원을 방문했을 때 약사의 업무는, 임상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환자를 대면하는 질(質)적인 업무보다는, 전반적으로는 아직도 약사가 단순한 상담 및 약품판매에 주로 치중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병원이나 외부약국 모두 조제업무 및 약품관리의 자동화는 기본적으로 잘 되어 있었다. 유럽 주요 도시의 약사들을 단순한 약제업무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우리보다는 많이 진행되고 있음을 파악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유럽 4개국의 약사업무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병원보다는 지역약국의 약사의 역할이었는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조제와 약품관리는 많은 부분이 자동화기기로 대체되어 있어, 우리나라 약사들에 비해서 이들 약사들은 고객들과의 대화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있었다. 

특히 스위스에서 방문했던 한 약국에서는 약사들이 고객과 상담을 하여 스스로 불편한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대화하면서, 다음 단계로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의약품을 권하고, 그 다음 단계의 환자들에게는 같은 건물에 있는 의원에 가보라고 권하고 있었다. 약사가 환자를 의사에게 보내주게 되는 셈이다.

이에 고객들은 질병에 대해 궁금한 내용에 대해 약사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었으며 약사들도 연차에 따라 응대 단계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었다. 고객을 응대하여 대화하는 약사는 자긍심과 자부심이 대단했으며 국민 건강에 있어서 1차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고 약사로서 국민에게 존경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곳 약사들은 실력도 갖추고 존경받을 만큼 높은 의식으로 일하는 것 같았다. 모든 약국과 약사들이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우연히 스위스에서 유일하게 방문하여 만났던 약사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우리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유럽 병원을 견학하면서 우리나라 약사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영역에서 일을 잘하고 있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병원약사는 조제, 약품의 공급 및 관리에서부터 임상약사, 그리고 교육과 연구까지 많은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그 어느 나라의 병원약사들보다 많은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그러한 실력과 책임감 및 축적된 경험에 환자를 바르게 이끌어 줄 수 있는 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만 더해진다면 세계 병원약사들의 리더로 활동하기에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통합 6년제 약학 교육에서는 이러한 약사들의 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방면의 교육이 동반되어야 하며, 실습 등의 수련과정에서도 프리셉터 등의 교육자들이 의식이 높은 약사를 양성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약국에서 근무하거나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은 국민의 건강을 위한 1차 관문의 역할이므로, 약사의 의식이 조금만 더 향상된다면 그간의 충분히 확보된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시민)의식까지도 전반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국민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가 및 세계의 전반적인 국민의식을 상승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약사는 국민이 건강을 넘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너무도 좋은 직업이다. 

의식 향상은 약사인 나 자신을 바로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으며, 나 자신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주변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는 연습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