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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감염병의 위협
작성일 : 2020-03-09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36  

<약사공론 3월 9일자>


신종감염병의 위협

연세대학교 (신축)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장 정경주 (한국병원약사회 편집이사)


필자는 2020년 3월 개원 예정인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국내 확진 환자가 3월 1일 현재 3700명을 넘어선 현 상황에서 종합병원 개원이라는 지난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현 상황은 필자의 사회생활을 통틀어 제일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2015년 메스르사태 이후 국가의 감염병 관리 기준은 매우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바이러스의 높은 전염력 앞에서 다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염병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에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간의 무력함을 우리 모두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정부는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으로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번의 감염병 위기경보 최고단계의 지역사회 감염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우리나라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서 WHO는 2월 29일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 위험화 영향 위험을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올렸으며,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 선언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WHO의 '팬데믹 대응 계획'에 따르면 팬데믹 선언 후 각국은 의료 제도, 시설, 인력을 총동원하고, 개인에 보호 장비를 배포하고, 국가 보건계획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및 기타 의약품의 보급을 실시해야 한다. 마스크가 동이 나고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보호장구 보급이 어려운 지금의 상황이 더 심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합병원을 개원하는 상황은 고난의 가시밭길이다. 중국에서 입고되는 여러 물품들의 입고가 연기되고, 소독제 및 관련 약품들의 입고도 지연되거나 입고가 안되고, 개원과 동시에 출입통제 및 선별진료, 안심진료소를 운영해야 하므로 직원들은 준비하느라 퇴근을 못하고 있다. 

매일 비상대책회의가 소집되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결정사항이 변경되고, 부서 간에 의견이 대립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려움을 힘모아 극복하려는 의지는 날로 굳건해지고 초기의 당혹감이 담담함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시간이 쉽게 지나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젠가 지나갈 것이고, 상처도 크겠지만 많은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교훈과 함께 꼭 COVID-19 백신과 치료제도 성과로 남았으면 좋겠다. 

 병원을 개원하는 일이나 전염병에 대처하는 일 모두 제한된 시간과 자원 내에서 신속하게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하고, 그 결정이 과연 전체 조직의(또는 국가의) 방향과 부합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혹시 나와 내 부서의 편익을 우선하여 전체를 합리적으로 고려하는 걸 뒷전으로 미루지 않았는지 검토하고 우선하는 가치에 위배되지 않는 결정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요즘이다. 

부디 더 이상의 상처없이 전염병의 위기를 극복하고 또한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의료기관도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기를 글을 쓰면서 다시 기원해 본다.


※ 본 시론은 약사공론의 편집 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